부천역 근방 오래된 맛집으로 유명한 인하찹쌀순대
부천 소사경찰서 근방, 순대국 맛집 인하찹쌀순대에 다녀오다.
이곳은 아버지와의 추억으로 연결된 곳이다.
유별나게 맛집을 찾아다니시는 성격은 아니셨지만, 유일하게 본인이 좋아하시는 순대국집은 유난히도 가족들을 잘 데리고 다니셨다.
분명하게 기억이 또렷한 건, 다른 순대국 집들보다도 부천 인하찹쌀순대만큼은 우리 가족들이 꽤 잘 따라나섰던 기억이 난다.
그만큼 맛있어서 한 때,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이 집만큼은 아버지를 졸라 일부러 같이 먹으러 간 기억도 있다.
그리고 세월이 흘러 이제는 순대국을 아버지만큼 좋아하는 나의 짝과 함께 왔다.
부천 인하찹쌀순대에 이렇게 온 지도 한 십여 년이 넘는 것 같다.
그런데 매장 앞이나 매장 안이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. 이렇게 반가울 수가!
마찬가지로 메뉴도 별 반 달라진 게 없어서, 다행이다. 하면서 아는 척하며 시켰다.
아니 아는 척하고 싶었다. 아버지가 내게 전해준 찐 순대국 맛집이니까!🍲
내가 먹을 순대국밥(오직 순대)과 JE이 먹을 따로국밥, 그리고 이 집의 트레이드마크. 인하찹쌀순대 반 접시를 시켰다.
10년 만에 먹는 인하찹쌀순대는 맛이 여전했다.
살짝 찐득한 찹쌀의 그 맛이 세월을 무색하게 만든다. 퍼석퍼석한 간마저도 정감 있는 맛으로 승화된다.
달라진 게 있다면 유난히도 귀티나 보이던 놋그릇에 담겨 나온다는 사실이다.
순대국밥은 모름지기 뚝배기가 제격인데, 인하찹쌀순대는 세월의 품격을 담아 놋그릇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다.
막상 나왔을 때는 나주곰탕처럼 맑게 나오지만, 안에 다진 양념을 풀면 이렇게 화끈하게 변한다.
그리고 토렴이 잘 된 밥에 순대를 얹어서 먹어본다. 역시 그 맛 그대로다.
그리고 한 순대국 하는 JE에게 묻는다. 이렇게 맛있는 순대국은 오랜만 아니냐며?🤣
먹는 내내 아버지가 생각났다.
이 뜨겁고 맛있는 추억을 나만 추억하기엔 뭔가 너무나도 아쉬운 마음에,
기꺼이 아버지에게 드릴 순대국을 포장해가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다.
다행히 이 날은 아버지가 쉬시는 날이라 집에 계셨고, 나는 뜨끈하게 데워진 인하찹쌀순대국에 우리의 추억을 녹여 아버지께 전달해드렸다.
내가 먹은 순대국보다 더 맛있고, 기억에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해졌는지 아버지는 모처럼 내가 보는 앞에서 한 그릇을 한 숨에 뚝딱 다 드셨다. 참 행복했다. 순대국과 행복이 평행을 이루는 순간이라니!
인하찹쌀순대가 오래오래 영업하길 바란다. 이렇게라도 아버지와의 뜨끈한 추억을 계속 이어주시길.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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